2024, oil on canvas, 91x116.7cm, Korea, HanSaem
유난히 외롭고 힘든 날이었다.
어디까지 걸어왔는지도,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막에서는 방향조차 쉽게 흐려졌고, 걸음을 멈춘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었다.
그래도 그날은 혼자가 아니었다.
누군가 곁에서 같은 길을 걷고 있었다. 무엇이 힘든지 묻지도 않았고, 괜찮아질 거라는 말을 건네지도 않았다. 그저 같은 사막을 함께 지나고 있었다.
힘든 날이면 누군가 내 마음을 완전히 이해해주기를 바랐던 것 같다. 무엇 때문에 힘든지 알아주고, 가능하다면 그곳에서 꺼내주기를.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도, 여전히 막막하고 가야 할 길이 남아 있어도, 곁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견딜 만한 날이 있었다.
서로 다른 빛을 들고 같은 길을 걷는다. 대신 들어줄 수도, 대신 걸어줄 수도 없다. 어디까지 함께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그래도 혼자 걷는 것과 둘이 걷는 것은 달랐다.
외롭고 힘든 날에 필요했던 것은 어쩌면 나를 구해줄 사람이 아니라,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을 잠시라도 함께 걸어줄 누군가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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